"너를 만나고 너를 알게 되고 너와 친해지고 그런 후로 난 많이 달라졌다."


와 같은 이야기를 난 꽤 듣는 편이다.

워낙에 내 주장이 강하고 내 취향을 강요하고(^^;)
다른 사람의 것은 배타적인 자세로 대하는지라
함께 있을 경우 내가 상대에게 맞추는 경우보다는
상대가 나에게 맞춰 준 적이 훨씬 많았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나와 상대가 잘 맞게 되면
그런 후에는 함께하기만 해도 무조건 즐거울 수 있을 정도로  통하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내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 상대가 상처만 입고 돌아선 경우도 있고
끝까지 노력해 보리라 했으나 결국엔 그 끝에서 작은 차이때문에 끊어진 경우도 있다.

그래.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일까. 난 나와 같은 사람에 대한 동경이 너무 크다.
서로 상처받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나와 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순간에 웃는 사람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중 3 때 지혜라는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세상에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꼭 있을 거라고.
그런 사람을 만나 친구할 거라고 그랬다.

지혜는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내 뜻을 굽힐 수 없었다.
내 이 치기어린, 그러나 맘 속 깊이 자리한 생각을 지지해 주듯
이규호라는 젊은 청년은 임보아가 고딩이었을 때 alterego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규호 - alterego








사실 어쩌면 나는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을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강한 성격을 변화시키는 건 아무래도 힘드니까
나 성격에 상처받지 않는 이를 만나고 싶었던 거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 나를 포용해줄 수 있는 맘이 넓고 큰 사람.
게다가 개방적인 사고 방식으로 내가 권하고 추천해 주는 모든 문화를
즐겁게 수용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더 보태자면 내가 잘 모르는 또 다른 흥미로운 문화를
나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

나를 알게 된 후 많이 달라졌다는 그들은
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이건 부정적인 변화이건 간에
항상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과거형 시제로 고백한다.

난 그 고백을 내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현재완료쯤 되는 시제로.

그대들이 나로 인해 조금 더 감각적으로 변했고
조금 더 넓은, 재미있는 세상을 알게 되었다면
그대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
나한테 특별히 감사의 안부를 전하거나 뒤늦은 고백할 필요 없다.
나도 까탈스런 내 성격 다 받아주고 맞춰 주었던 그대들에게
말없이 고마워 하고 있으니.




ps.1  이규호 음반 오랜만에 들으니 기분이 새롭다.
        '머리 끝에 물기', '어우야'  이런 상큼한 느낌!

ps.2  나로 인한 변화는 시간이 지난 후에 돌이켜 봤을 때 분명 약이다.
        잘난 척이라 해도 할 수 없다.
        '웃기네. 착각하지마.' 라고 하면 .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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